[팔도 VR 과학여행 ⑪] 충청도, 본질에 집중해 과학을 넓히다

물질 탐구해 기초과학연구하고
4차 산업혁명 선도할 미래차 개발 ‘속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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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택 기자 hst6056@hellodd.com

언택트 시대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온라인, 비대면이 일상화가 됐다. 체험이 중요한 과학관 역시 굳게 문을 닫았다. 본지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 공모에 ‘코로나19 특집 대한민국 팔도 VR 과학여행’에 선정됨에 따라 제주부터 강원도까지 과학시설을 취재했다. 보도는 ▲제주도 ▲경기도 ▲전라도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 ▲대덕연구단지 순이다.<편집자편지>

기초과학부터 미래 선도형 과학까지, 충청도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연구가 한창이다. 물질의 원자를 들여다보며 기원을 탐구해 역사를 탐색하는 한편, 미래를 이끌어나갈 친환경 자동차와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선도형 과학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미래의 과학이 공존하는 충청도만의 생생한 과학을 만나보자.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나노 세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KBSI는 1988년에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국가과학기술 발전의 기반이 되는 기초과학 진흥을 위한 연구시설장비 및 분석과학기술 관련 연구개발, 연구지원 및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KBSI는 세계 최첨단 연구장비와 우수연구 인력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외 연구자들이 모여들어 ‘세계적 수준의 분석과학 개방 연구원’을 지향하고 있다.

국내 연구장비 선도기관으로서 ‘첨단 대형 연구장비의 구축‧운영을 통한 연구지원 및 공동연구’, ‘분석과학 연구를 통한 분석기술‧장비개발’, ‘국가연구시설‧장비 총괄관리 전담’역할과 ‘연구장비 전문인력 및 창의적 미래인재 양성’으로 과학기술 발전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

KBSI는 그동안의 역량과 힘을 모아 분석과학 최첨단연구 인프라 대표기관, 국내외에서 모여드는 세계적 수준의 분석과학 개방연구원, 연구시설장비 컨트롤타워 역할, 국산 연구장비산업 육성 등 과학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01 초고전압 투과전자현미경(Bio-HVEM)
원자단위의 구조까지 관찰한다.

원자단위의 구조까지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Bio-HVEM)은 신물질의 구조분석, 저분자량 단백질의 구조규명, 극미세 소재개발 등 기초과학 및 응용과학 분야에서 국가적 공동 활용 연구장비로 운영되고 있다.

▲ 권희석 박사팀

2016년 오창센터에 들어선 Bio-HVEM은 KBSI가 HVEM 제작사인 JEOL사에 제안한 최적화 설계가 반영된 장비다. 그 결과 의·생물전용 전자현미경 동급 장비로는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며 연구에 큰 보탬이 됐다.

규모 또한 압도적이다. 높이는 9.5m로 지하 1층과 지상 1, 2층 총 3개 층에 해당하는 높이다. 무게는 41톤(t)으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현미경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전자현미경 분석능력의 핵심이 되는 가속전압은 1백만 볼트(V), 분해능은 0.15 나노미터(nm)의 성능을 가진다.

가장 큰 특징은 크라이오(Cryo-EM) 분석기술이다. 생체 시료는 생물의 상태가 분석결과에 큰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가급적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며 관측하는 것이 좋지만, 살아있는 상태의 생체시료를 고정시켜 관찰하기엔 무리가 있다.

Bio-HVEM의 크라이오 분석기술은 분석환경의 온도를 영하 196℃까지 낮춤으로써 생체 시료를 동결시킨다. 이를 통해 생물이 살아있을 때와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며 관측 및 분석이 가능하다. 또 일반 전자현미경으로 분석이 어려운 세포 내 초미세구조 및 단백질 복합체 등과 같은 생체 시료의 고해상도 3차원 분석도 가능하다.

Bio-HVEM은 퇴행성 뇌질환과 감염성 질환 등 중증질환 발병기전 및 극복 연구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 발병원인이나 작용기전, 치료법 등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난치병들을 대상으로 뇌신경망과 시냅스의 3차원 구조 분석과 신경망이 손상된 뇌 조직의 3차원 구조 플랫폼 구축에 기여하며 난제 해결을 위한 핵심 장비로 활약이 기대된다.


02 고분해능 이차이온 질량분석기(SHRIMP-IIe)
고체물질의 미세 영역에 대한 동위원소비를 측정한다.

이름처럼 마치 굽은 새우를 닮은 고분해능 이차이온 질량분석기(SHRIMP-IIe). 이 장비는 고체물질의 미세 영역에 대한 동위원소비를 측정해 지질연대 및 미량동위원소 표면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KBSI의 고분해능 이차이온 질량분석기는 국내 유일의 장비이며, 전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국내 연구자들 뿐만 아니라 해외 연구자들도 이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곤 한다.

주로 저어콘, 모나자이트 등 광물에 대한 U-Pb 연대를 측정하고, 희토류 등의 미량원소 표면 성분을 분석하거나 운석 등의 동위원소 또는 연대를 측정한다. 50% 투과율과 10000 질량분해능으로 1ppm 검출한계 유지하고 있다.

▲ 이기욱 박사팀

SHRIMP의 대표적인 최근 성과로는 극지연구소와의 공동연구로 진행한 남극 장보고기지 인근의 빅토리아랜드의 암석 연대측정을 통해 고압의 환경에서 생성된 변성암이 5억1천5백만년전에는 660도씨의 온도, 2.5기가파스칼의 압력 환경에서 4억9천8백만년전에는 720도씨의 온도, 2.6기가파스칼의 압력 환경으로 진화하였음을 밝혀낸 것이다. 고분해능 이차이온 질량분석기의 높은 해상도를 이용하여 미세영역의 광물조직로부터 매우 정밀한 분석결과를 도출하였다.

KBSI는 이외에도 국내와 세계에서 손꼽히는 고성능 장비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국가 기초과학연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동수단에서 생활공간으로의 탈바꿈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최근 자동차 산업은 환경 차로 대표되는 전기차, 수소전기차와 함께 자율 주행 자동차로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의 변화 속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생활의 공간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 속에서,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990년 설립 이래 자동차 관련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부품의 신뢰성 및 인증 등 다양한 기술 지원 업무를 수행하며 국내 중소 · 중견 기업들과 함께 성장해 왔다.

AI, 빅데이터를 포함한 미래기술 분야의 전문 인력 확보와 지역 분원을 연계한 연구 인프라 확대를 통해 R&D 뿐만 아니라 기술 트렌드 및 산업 생태계 분석 등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국내 자동차 산업의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미래기술개발 역량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기업 경쟁력 확보 및 창업 활성화 등 산업의 혁신성장 지원을 위해 산·학·연의 협력으로 창의적 역량을 집결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국내·외 유수 자동차 기관과의 기술 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국내 업체의 성장에 디딤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자동차 업계가 순항할 수 있도록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달려라 친환경 자동차

한국자동차연구원의 대표 기술분야는 단연 수소차와 전기차 개발이다. 특히, 대형수소전기화물차의 핵심 전장부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연은 일찌감치 수소·전기차 개발에 열을 올려오고 있다.

수소차 분야에서는 대형수소전기화물차를 비롯해 수소트럭, 수소택시 등의 차체개발과 수소차용 다공체 분리판, 차세대 듀얼셀금속분리판, 승용 및 버스용 충전인프라 등도 구축하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도 배터리와 충전 시스템, 부품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해 전기차 분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운전자 없이도 안전하게

자율주행의 핵심기술은 라이다 센서(LiDAR Sensor)다. 이 기술은 레이저를 이용해 물체와의 거리 및 형상을 인식하는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으로, 내구성이 낮고 제조원가가 높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기존 라이다 센서를 대체할 고정형 라이다 센서 개발을 위한 활발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 다양한 기업, 기관과 함께 연구하고 있는 자동차연은 라이다 센서 국산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양산차 적용 가능한 기술수준의 고정형 라이다 기술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 전무한 상황을 고려할 때 R&D 성공시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추후 시장 선점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자동차연은 AI와 빅데이터를 통한 자동차산업표준 인공지능(AI) 컴퓨팅플랫폼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Level 4 단계의 자율주행 기능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인공지능과 제어로직의 지속적 성능개선이 가능한 클라우드 연계형 AI컴퓨팅모듈 개발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역, 친환경 자동차와 자율주행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친환경 자동차와 자율주행으로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되겠다는 포부다.

지금도 자동차연에서 개발한 자동차는 검증을 위해 열심히 트랙을 달리고 있다.

<취재 및 기사, 사진, 영상= 대덕넷, 웹편집= 지오넷>

대덕넷의 팔도 VR 과학여행 기획취재한국언론진흥재단 기획취재 지원사업을 지원받아 추진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