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VR 과학여행 ⑫] 모든 과학이 대전으로 모여들다

저마다의 과학이 모인 명실상부 과학의 도시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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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lwh3756@hellodd.com

언택트 시대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온라인, 비대면이 일상화가 됐다. 체험이 중요한 과학관 역시 굳게 문을 닫았다. 본지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 공모에 '코로나19 특집 대한민국 팔도 VR 과학여행'에 선정됨에 따라 제주부터 강원도까지 과학시설을 취재했다. 보도는 ▲제주도 ▲경기도 ▲전라도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 ▲대덕연구단지 순이다.<편집자편지>

‘대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과학’이다. 반대로 과학하면 떠오르는 도시 역시 대전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KAIST를 비롯한 대학교, 그리고 다양한 기업들까지. 저마다의 과학이 모인 명실상부한 과학의 도시다.

한의학에 최첨단 과학기술을 더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한의사가 맥을 짚고, 침을 놓는 모습이 우리가 주로 떠올리는 한의학의 모습이다. 전통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한의학 역시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함께 변화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요 핵심기술들을 접목하며 미래의학의 한 축으로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앞장서고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은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이다. 1994년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한의학연구소로 시작해 연구원 승격 및 소속 이관을 거쳐 현재의 한의학연에 이르렀다.

한의학연의 주요 임무로는 한의진단·치료 원천 기술 개발 및 한약제제 핵심기술 개발, 그리고 한의지식정보 인프라 구축이 있다. 한의학의 이론 및 기술, 의료행위 등에 대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것이 한의학연의 주요 임무다.

또한 국가 한의학의 거점으로서 한의학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한의기술 표준 연구 및 제정과 보급을 담당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를 확산함으로써 관련 산업 육성과 국민보건 향상을 책임지고 있다.

01 설진기
혀를 보고 건강상태를 진단한다.

한의학에선 신체부위의 상태를 보고 건강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혀’다. 혀의 모양과 색깔, 표면의 상태 등을 진단하게 되며, 이를 효과적으로 측정 및 진단할 수 있는 기기가 설진기다.

특히 기존 실내 조명에 의해 혀의 색을 정확하게 관찰할 수 없는 문제점을 해결했으며, 전후좌후 모든 방향의 형태 측정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모양과 색깔뿐만 아니라 두께와 크기, 부피 등 모든 영상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 정상인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측정된 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했으며, 향후 지속적인 데이터 누적을 통해 정확도를 더욱 높여갈 것으로 기대된다.

02 맥진기
손목의 맥을 짚어 진단한다.

한의학에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는 모습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손목의 맥을 짚는 것이다. 하지만 맥을 짚는 것은 한의사 개인의 손 끝 감각에 의해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맥진기다.

맥진기는 정밀한 맥파 센서를 통해 요골동맥의 정확한 지점을 찾고 맥파 신호를 측정한다. 또한 이를 알고리즘화 시켜 분석하는 것 역시 맥진기의 역할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전자공학자와 기계공학자, 의공학자, 물리학자, 통계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 맥진기가 탄생했다.

03 한의과학관
한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보다.

한의과학관에선 다양한 한의학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침과 부항, 뜸부터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전통 제형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중 눈에 띄는 건 사상체질분석툴이다. 이제마가 주장한 사상체질에 기반해 진단 및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3D로 측정이 가능해 기존 2D 단면 측정의 단점을 극복했다.

04 한의학 역사박물관
우리나라 전통 한의학을 만나다.

한의학 역사박물관에선 우리나라의 전통 한의학을 만나볼 수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허준의 동의보감부터 현존 최대의 한의방서인 ‘의방유취’가 보관되어 있다. 또한 당시 실제로 사용했던 한의학 의료 도구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05 향약표본관
귀하다고 소문난 표본도 볼 수 있다.

한의학연의 최고의 인기 견학 코스로 꼽히는 향약표본관은 신기함이 가득하다. 한약재로 사용되는 식물, 동물, 광물 등 600여 종이 넘는 향약표본들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 표본들은 기본적인 학명과 설명부터 한의학에서의 쓰임과 효능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는 식물부터 귀하다고 소문난 동물한약재까지 다양하다. 특히 소의 담낭에 생기는 결석인 ‘우황’은 가장 구하기 힘들었던 표본이기도 하다.

한의학연은 이와 같이 한의학의 진단 및 치료, 한약제제 등의 연구에 앞장서고 있으며, 전통에 혁신을 더한 한의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전통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한의학 역시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함께 변화하고 있다.
최초이자 최고의 연구장비들이 모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지난 충청도 2편에 소개된 오창 KBSI에선 Bio-HVEM, SHRIMP-lle를 비롯한 최첨단 분석장비를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KBSI의 장비들이 빛나는 곳이 또 있으니, 바로 대전에 위치한 본원이다.

최첨단 분석장비의 경우 성능에 비례해 규모가 크고, 비용이 비싸다는 점이 있다. 때문에 일반적인 기업이나 대학에선 이를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KBSI는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최첨단 분석장비를 도입해 선도적 분석연구는 물론 연구와 산업의 인프라 종합발전에 힘쓰고 있다.

01 초정밀가공 테크숍
쉴 틈 없이 가동되는 가공 장비들

초정밀가공 테크숍에선 가공 장비들이 쉴 틈 없이 가동되고 있다. 모두 일반적인 기업에선 찾아볼 수 없는, 국내에서도 유일하거나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수준의 장비들이다.

핵심 기술 중 첫 번째는 자유형상 초정밀가공기술이다. 기존의 구면과 비구면뿐만 아니라 비축비구면, 실린더·트로이달, 마이크로렌즈 어레이 등 원하는 자유곡면을 수 나노미터 수준으로 가공할 수 있다.

초정밀가공 공정

두 번째로는 초정밀가공 공정이다. 설계에 따라 원소재를 1차 가공한 후 소재에 따라 절삭 및 연마 가공이 이루어진다. 이후 자기유동식 표면형상보정가공 및 피니싱을 통해 보다 정밀한 가공이 수행된다. 이후 형상측정 및 평가가 이뤄지면 가공물이 완성된다.

초정밀가공 테크숍은 크게 초정밀 단인 다이아몬드 선반, 비구면 연마 장비, MRF 보정가공 장비와 같은 초정밀가공장비와 초고조도 원자간력 3차원 형상측정기, 스티칭 간섭계 비구면 측정기, 비접촉식 3차원 표면형상/조도 측정기 등 측정평가장비로 구분된다.


▲ 김건희 박사팀

특히 MRF 보정가공장비는 다양한 소재의 자유곡면을 자기유동식 연마기법으로 보정가공하여 초고성능 표면조도와 형상정밀도를 얻을 수 있는 장비로 초정밀가공 테크숍을 대표하는 장비 중 하나다.

이렇게 가공된 결과물들은 고출력레이저 광학부품, 항공우주용 광학기기, 자율주행차량용 핵심광학 모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신산업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공된 결과물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신산업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02 in-situ  나노분석시스템(AiSAS)

in-situ  나노분석시스템

연구대상은 이전보다 더욱 커지거나 더욱 작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며 우리의 연구대상은 더욱 커지거나, 또는 반대로 작아졌다. ‘나노’가 대표적인 예 중 하나다. 하지만 작아도 너무 작은 크기로 인해 빛이나 열, 접촉 등에 의한 외부 환경에 민감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심지어 실험을 마친 소재를 다른 장비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오염 및 변형이 나타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in-situ  나노분석시스템이 탄생했다.

장비를 하나로 합쳐 통합 장비를 구성함으로써 외부 노출 없이 정확한 연구 수행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in-situ 는 공정장비 8개, 분석장비 7개, 선형이송시스템 1개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단순하게 이어붙인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구소재 이동 및 분석이 가능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 전철호 박사

KBSI엔 ‘최초’와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경우가 많다.

in-situ 를 통해 공정장비로 제작된 금속·세라믹·반도체 등의 나노소재를 공기 중 노출 없이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신소재 개발 및 종합 물성분석, 2차원 소재의 물리화학적 표면 구조·물성 분석, 초고진공 및 반응 환경에서의 촉매물질 성분분석, 나노물질 전자구조 연구 등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KBSI엔 ‘최초’와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경우가 많다. 이는 외산장비의 비중이 높은 연구장비 생태계에서 국산장비 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KBSI를 통해 모든 연구의 기반이 되는
분석장비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취재 및 기사, 사진, 영상= 대덕넷, 웹편집= 지오넷>

대덕넷의 팔도 VR 과학여행 기획취재한국언론진흥재단 기획취재 지원사업을 지원받아 추진됐습니다.